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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rss
2011/09/04 13:00


안철수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씨에게 평소 존경심을 유지해온 한 개인으로서, 안 교수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도시락 들고 쫓아다니며 출마를 말리고 싶습니다. 환영하는 이유는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안 교수만큼 출중한 인물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출마하지 말 것을 감히 말씀드리는 것은 안 교수는 이미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판에 있어야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국회의원과 달리 서울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말했는데 수긍이 갑니다. 안 교수가 정확히 무엇을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때 소통령이라고 했을 만큼의 막강한 자리가 서울시장직이었으니 이해를 합니다.

안 교수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차기 대권과의 관계 등 정치공학적인 분석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만, 그렇게 따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기 때문에 뭐라 덧붙이진 않겠습니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정치권, 언론에서 안 교수와 박경철 의사에 대한 정계 진출 추천설이 흘러나올 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것은 이미 안 교수와 박 의사가 ‘큰 정치’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 했는데, 이미 두 분은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말입니다.

희망이 없던 우리 시민들에게, 특히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두 분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멘토 중 멘토입니다. 언젠가 지리산 자락에 있는 한 시골 고등학교에 가서 학생들과 우리사회를 논하고 고민거리를 해결해주는 모습은 정치인 이상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리적인 정치세력은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훨씬 차원 높은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 말입니다.

안 교수의 시장 출마 자유의지를 꺾을 순 없습니다. 아직 출마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돼 가는 것 같아 그렇습니다. 안 교수가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안 교수는 기존 관념상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건 안 교수의 보폭과 한계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 교수 자신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미 국민의 눈에 보이지 않은 정치인으로, 스스로 어떤 이념정당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정치인으로 국민들 의식에 자리 잡았습니다. 직업으로서 정치인, 현실정치인은 아니나 실은 그보다 훨씬 큰 정치인이란 것입니다. 이런 분이 야권 표 분산 어쩌구저쩌구 하는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좁은 정치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안 교수 본인 의도와는 관계없이 그렇게 흘러갈 공산이 높아 하는 우려의 목소리입니다.

안 교수가 서울시장이 되어 바꾸고 싶은 것이 많이 있으면-이미 많이 바꾸고 있지만-차라리 대권을 넘보십시오. 정치세력이 없으면 차라리 총리로 나가십시오. 무소속으로 출마해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현실정치에선 많은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바꾸려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실상은 현실정치 발목에 잡혀 안 되는 것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안 교수에게 대권을 넘볼 것을, 총리로 나갈 것을 밝히는 것은 그렇게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며 답답한 마음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안 교수가 이렇게 높으신 지위에 있는 분들보다 못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꿈을 잃거나, 또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는 외딴 시골 학생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어느 정치인도 못하는 일입니다.

[NEWSIS]2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 참석한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의사.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안 교수는 인생은 불안정한 것이며 때문에 오히려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공감하는 말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입니다. 안 교수 자신도 이 같은 틀에서 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이 되어 많을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설령 당선 실패, 당선됐더라도 서울시장으로서 실패를 경험하고 그렇더라도 안 교수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면 서울시장에 출마하십시오.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안 교수는 현재 본인이 의식하든 안 하든 이미 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여기시기 바랍니다. 상당수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안 교수가 현실정치의 대안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눈에 보이는 현실정치로 구현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만 오히려 그 점이 안 교수의 정치적 스케일을 줄이는 결과를 맞을 수 있음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어쨌든 안 교수를 적극 성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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