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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rss
2011/05/27 16:08

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공개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및 영어과 교육과정 개정방향은 옳다. 순수하게 영어만을 기준으로해서 보면 그렇다. 영어평가를 하는데 있어서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의 종합적인 테스트를 한다는데 뜯어말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영어를 평가하는 대학 관계자이거나 회사 임원의 입장이라면 종합 테스트는 더욱 환영할 일이다.

대한민국 평균 영어수준은 넘는다고 믿는 나는 현재 중2 아들의 영어를 상당히 공들여왔다. 그런 나는 아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 영어를 거의 가르치지 않았으며 학원도 보내지 않았다. 공짜로 학원에 오라고 해도 보내지 않을 심산이었다. 그냥 학교에서 배운 것을 옹알옹알하는 것으로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미리 영어 스트레스를 줄 필요가 없다고 봤다. 더욱이 영어보다는 놀이와 사고력 함양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어는 피한다고 피해질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을 거의 마치고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그러니까 6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영어 학습에 관심을 기울였다. 집에 사두었다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영어동화책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들과 하루 1시간 정도 듣고 읽고 쓰고 해석하고 다시 영어로 말해보고 하는 식으로 해서 15권 정도를 마쳤으며 중2인 현재 마지막 한권을 학습시키고 있다. 그리고 중간에 아주 쉬운 영어소설을 몇 권 읽게 했다. 아들이 내용을 알든 모르든 무조건 100장씩 읽으라고 했고 그 녀석은 하루 10장, 그러니까 20페이지 정도를 읽었다.

이렇게 공부를 시킨 것은 나만의 독특한 교수법이 아니라 영어를 좀 공부해본 대학생이나 직장인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영어시험 추세는 단순 암기 형, 문법 위주가 아니라 듣기와 장문의 영어지문을 빨리 읽어내야 쪽이라는 것을. 그러나 이 말에는 다소 함정이 있다. 문법 위주 시험이 아니라고 해서 문법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듯한 뉘앙스를 가져선 절대 안 된다. 문법을 모르고서 영어지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는 재주를 갖기는 힘들다. 영어 생활권에서 오랜 생활을 해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믿을 것은 문법이며 이를 근거해서 영어지문 내용을 빨리 파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에도 함정이 있다. 문법을 다 정복하고 나서 긴 영어지문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할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영어읽기를 하는 동안, 듣기를 훈련하는 동안, 쓰기를 훈련하는 동안, 말하기를 훈련하는 동안, 내가 언제든 의지해서 볼 수 있는 영어문법책 최소 한 권은 갖고 있어야 한다.

영어동화책을 통해 영어 학습을 시켜보니 분명 문법을 가르치지 않고선 답답한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현재완료와 과거 구분이라든가, would 사용과 같은 가정법적인 표현, 관계대명사 등이다. 이런 부분이 나오면 개인적으로 설명을 해주고 문법책을 통해 그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도록 했다. 특히 영어읽기 학습을 빨리 습득하기 위해선 가정법과 관계대명사를 모르고선 불가능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이 전치사라고 생각하는 나는 읽기의 중요성을 매일 주지시켰다. 많이 읽지 않고선 전치사의 쓰임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어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뜻을 파악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전치사의 쓰임새를 잘 몰라서 그런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학교 주변 학원에서 하는 숙어 암기식 영어론 절대 이 부분의 능력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아들이 이런 학습의 영어에 오염이 되지 않도록 했다.

토익과 토플 시험을 봐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응시자 상당수가 읽기(독해) 부분에서 절반을 채 못 풀고 답안지를 내야한다는 것을. 이것은 읽기 훈련이 안 됐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듣기와 말하기, 쓰기의 기본 밑바탕은 빠른 읽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읽기는 문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문법은 알아야 하되 문법만 알고 있으면 영어가 다 파악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물론 파악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파악하는 시간에 주어진 시험시간은 다 흘러가고 만다. 문법은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지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도구는 분명 있어야 하지만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읽어서 내용 파악이 안 되는 것은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힘들며 말하기를 해도, 쓰기를 해도 세련된 말하기, 쓰기는 어렵다. 한국어에서도 아이들의 최고 학습은 책읽기라는데 이견이 거의 없을 것이다.

영어시험 추세가 분명 신속한 내용파악과 듣기, 말하기, 쓰기로 옮겨가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도 그런 연장선이다. 그럼 영어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면 ‘훨씬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문법공부는 혼자 더욱 열심히 해야 하고 읽기를 엄청나게 해야 한다.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너희들은 영어시험에서 무슨 문제를 제일 어렵게 여기느냐고. 그랬더니 아이들은 긴 영어지문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고르는 문제와 앞 뒤 흐름을 물어보는 문제들에 짜증을 낸다고 했다. 이는 읽기학습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영어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중2 영어시험 문제를 보니 짜증낼 문제가 많았다. 영어도 영어지만 사고력을 동시에 체크하는 것이었다. 고루한 문법 문제도 없지 않았으나 몇 개에 불과하다.

앞으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문법 자체 문제에서 벗어난다고 하니 읽기는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말하기, 쓰기가 첨가됐기 때문에 말하기, 쓰기를 별도로 공부를 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읽기가 따라주지 않고선 말하기, 쓰기는 암기식으로 그칠 가능성이 커 충분한 점수를 얻기 힘들다. 상황에 따라 몇 마디 외워두었다가, 문제를 가정해 쓰기를 외워두었다가 시험에 응시를 해본들 몇 마디하고, 몇 줄 쓰면 끝일 것이란 판단이다.

때문에 사교육은 훈풍을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하기, 쓰기 공부를 별도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춘 학습법이 잇달아 개발될 것이다. 한편 학원들도 부자학원의 경우는 이런 환경변화에 신속히 맞출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동네 어귀 학원은 속앓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6학년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치르는 중2 아들을 둔 나는 마음이 두 갈래다. 이번 영어 학습 방향은 분명 영어자체만 보면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으며 개인적으로 아들의 영어를 그런 추세에 맞춰와 큰 우려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학생들과 여러 가지 제약으로 준비를 못한 학부모들은 적잖이 한숨을 쉴 것으로 여겨진다. 학생들 간 영어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말하기와 쓰기가 추가됨으로써 영어 수준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낼 것이며 영어를 포기하는 학생도 그만큼 많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학원비용도 만만찮게 상승할 것이다.

같은 학부모로서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을 둔 학부모에게(학생들에게도) 어쭙잖은 내 얘기를 마치기 전 한마디 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아이들 영어 학습에 다시 한 번 새롭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에 대비해 말하기와 쓰기를 가르치는 영어학원에 자녀를 보내려면 등골이 휠 것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학원 관계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학원 교수법도 천차만별이어서 좋은 곳을 고르기도 쉽지 않다. 문법만 하는 영어공부, 암기식 영어공부는 통하지 않음을 국가는 이번에 다시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에 서둘러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님들은 통상 아이들 학원비로 나가는 수 십 만원을 대신 듣기 CD가 동반된 영어동화와 소설책을 구입하는데 쓰시고 꾸준히 읽게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빠른 읽기가 되지 않고선 영어시험 절대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심하게 말해 문법, 독해공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거짓말입니다. 이제 문법 공부와 독해 공부는 더욱 혼자서 해야 하며 또 할 때 요령 있게 해야 합니다. 모르는 문법이 나오면 그 부분을 따로 떼어내 문법책에서 집중적으로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문법은 빠른 읽기 훈련과 정확한 뉘앙스를 알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입니다. 동화와 소설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또 이런 책을 읽을 때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절대 영어사전에서 단어를 찾아가면서 읽게 해선 안 됩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이를 유추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며 바로 다음 페이지 읽기로 넘어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학습이 힘들고 갑갑하지만 수개월 흐르면 만족할 결과를 얻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런 읽기가 되지 않고선 듣기도, 말하기도, 쓰기도 단편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영어시험 몇 점 더 올려준다는 사교육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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